백마와 함께2022 | 116.8 x 91 cm | Acrylic , Oil paint and Oil pastel on canvas 입이 없는 구름은 백마를 타고 시간을 건너는 중이다. 어려서부터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았던 것 같다. 내 감정이나 의사 표현에 익숙하지 않아서 울며 겨자 먹는 날이 꽤 많았다. 30여 년의 습관이 한순간에 바뀔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를 새로운 길로 (좋은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인도해 준 것들을 구름과 함께 그렸다. 빠른 년생이라 주민번호가 89로 시작하는 친구들과 달리 90년에 태어난 것에 굉장히 뿌듯해했고 아직도 그렇다. 더 좋았던 것은 내가 말띠, 백마 띠라는 사실! 영화 <반지의 제왕> 속 엘프들이 타고 다니는 백마를 항상 가슴에 품고 나와 동일시했다. 무언가 정말 원하는 것이 생겼을 때, 생각하고 참고를 반복하다가 포기가 안 될 때는 백마를 떠올렸다. 고등학교 2학년이 갑자기 미대가 가보고 싶어졌을 때, 직장을 그만두고 싶었을 때, 외국에서 일해보고 싶었을 때, 취업 대신 가게를 내보고 싶었을 때, 그림 전시회를 하고 싶었을 때... 나는 그냥 질렀다. 백마니까 과감하게 앞만 보는 거야! 실패하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반전! 내가 2월 생이기에 친구들처럼 황사 노란 뱀띠라는 것을 다 커서 알았다. 그래서 배경에 슬쩍 뱀을 그려 넣었다. OUNJU 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