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seems like2022 | 45.5 x 45.5 cm | Acrylic and Oil pastel on canvas[sold out]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구름 사이로 빛줄기가 새어 나와 도시의 군데군데를 비춘다. 당장 신이라도 내려올 것 같고 그 광경을 내가 볼 수 있을 것만 같아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상상했다. 구름은 도시를 궁금해한다. 새들이 말하는 공원에서 먹은 맛있는 간식이 무엇인지, 바람에 날아다니는 팬티는 누구의 것인지, 항상 보이는 큰 건물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것들 투성이다. 자신의 의지가 없이 다른 구름들과 함께 정처 없이 떠다니는 생활이 지루했다. 그래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내려오기로 한다. 매일 나를 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아이도 만나고 땅에서 피어나는 꽃들도 직접 느끼고 싶다. '변하고 싶다'라고 생각한 순간 사람들처럼 발이 생겼다. 새나 다른 동물들의 발이 아닌 사람의 발이 생긴 것은 사람에 대한 갈망이 제일 커서일까? 막상 마음을 먹어도 미래에 대한 무지와 불확실성에 대한 커다란 공포는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원래의 부피보다 훨씬 커 보인다. 모든 것은 생각보다 빠르고, 멀고, 밝고, 높고 커 보였다. 그렇지만 과거에 도전해서 후회가 남지 않았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한 건물 옥상에 발을 딛는다. 구름의 표정에는 두려움과 설렘이 가득하다. OUNJU 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