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ing25 x 25 cm | Acrylic on canvas | 2021 구름을 그리기 시작한 일 1. 노을 구름을 언제부터 좋아했을까? 그림을 그리기 전 부터도 하늘에 끌렸다. 4교시가 끝난 날, 집 안에 있다가도 창가로 들어오는 주황색 빛에 이끌려 짝짝이 슬리퍼를 신고 옥상으로 달려갔다. 매일이 등교와 하교로 반복되었지만 환상적인 노을이나 구름을 보게되면 하루가 특별해졌다. 빗방울도 추위도 더위도 마치 거대한 선물을 보기위한 시련같아 오히려 버티는 것이 즐거웠었다. 노란색, 주황색, 핑크색, 보라색 그리고 남색이 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눈을 계속 뜨고 있어도 시리지 않을 만큼 찰나에 온 세상이 검어졌다. 정신을 차리고서 눈에 보이는 빛이라곤 십자가와 대중목욕탕 간판 정도... 파란 하늘이 어두워질때까지 느낀 감정들은 평소에 느끼는 것을 1년치 모은 듯 진하고 폭발적이었다. 신남, 기대, 감동, 경이로움, 행복함, 두려움, 걱정, 아쉬움, 허무함, 그리움 등 어린나이에 그 감정들은 조금 벅차기도 했다. 그림 속의 나는 그런 노을을 온통 삼켜버렸다. 세상은 하늘을 잃고 하얗게 무채색이 되었다. OUNJU 운주